디지털 노마드

베트남 후에 디지털노마드 후기 – 조용함과 집중이 가능한 고도에서 한 달 살기

meinraum 2025. 7. 2. 09:24

왜 후에인가 – 다낭과 하노이 사이, 조용함을 한 스푼 추가한 디지털노마드로 최적화된 이 곳 

베트남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하노이, 호치민, 다낭을 선택한다. 하지만 나는 그중 어디에도 끌리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너무 번잡하고, 물가가 생각보다 높고, 소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 눈에 띈 도시가 바로 ‘후에(Huế)’였다. 후에는 **한때 베트남 왕조의 수도였던 고도(古都)**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고, 관광객도 적으며, 전체적으로 도시의 리듬이 느리다. 처음 도착했을 때 느낀 건 ‘여기선 나 자신을 다시 세팅할 수 있겠다’는 감정이었다. 인공 소음보다 자연 소리가 많은 이 도시는 디지털노마드에게 “조용한 집중”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어떤 베트남 도시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감각이었다.

 

베트남 후에 디지털노마드 후기 – 조용하고 집중 가능한 고도에서 한 달 살기

 

디지털노마드에 필요한 한 달 거주 비용 – 한적함까지 포함된 가성비 최고의 도시

후에에서 보낸 한 달 동안의 생활비는 총 55만~65만 원 수준이었다. 숙소는 에어비앤비가 아닌 현지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구한 풀옵션 스튜디오 아파트였고, 월세는 단 25만 원이었다. 주방, 세탁기, 에어컨, 와이파이 모두 완비된 상태였고, 도심에서 오토바이로 5분 거리라 매우 편리했다. 식비도 놀랍다. 로컬 식당에서 쌀국수 한 그릇은 1,500원, 분짜나 반쎄오도 2,000~3,000원 이내였고, 시장에서 신선한 채소와 해산물을 직접 구입해 요리하면 하루 만 원도 안 되는 식비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커피는 800~1,200원, 교통은 오토바이 렌트(월 약 5만 원)로 해결 가능했다. 전체적으로 물가에 비해 만족감이 아주 높은 도시였다.

 

인터넷 환경과 작업 공간 – 고도지만 디지털노마드 환경은 충분

고도(古都)라고 해서 인터넷이 느릴 거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내가 거주한 숙소에서는 다운로드 70~100Mbps, 업로드 40Mbps 이상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었고, 화상회의, 클라우드 전송, 온라인 협업 모두 문제 없이 가능했다. 카페에서도 와이파이 속도는 대부분 양호했고, 특히 ‘La Gare Bistro’, ‘Tinh Tam Cafe’, ‘Sline Coffee’ 같은 곳은 조용한 분위기와 콘센트, 좌석 구성이 훌륭해 노마드 카페 작업용으로 적합한 곳이었다. 후에에는 아직 전문 코워킹스페이스는 거의 없지만, 그만큼 카페나 숙소에서의 작업이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도시 자체가 조용해서 주변 소음 없이 작업 몰입이 가능했고, 도시의 여유가 곧 나의 집중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후에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본 일상 – 집중과 회복의 균형이 이루어진 삶

후에에서의 하루는 느리지만 깊었다. 아침엔 파란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며 하루를 시작했고, 오전 시간은 카페에서 가장 집중도가 높은 작업에 썼다. 오후에는 근처 시장이나 전통 사원을 둘러보며 뇌를 쉬게 했고, 저녁엔 숙소에서 간단히 요리하며 잔잔한 음악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하지는 않지만, 친절하고 인내심 있는 사람들이라 소통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후에는 관광지가 아니라 ‘살 수 있는 도시’였다. 바쁘지도 않고, 불필요한 소비도 없으며, 자극도 적었다. 그 덕분에 오히려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노마드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후에에서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