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알바니아 티라나 디지털노마드 한 달 체류기 – 유럽인데 물가가 동남아급?

meinraum 2025. 7. 2. 09:14

왜 디지털노마드에게 알바니아 티라나인가 – 유럽 속 가장 숨겨진 저렴한 수도

유럽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높은 물가와 비자 문제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Tirana)**는 이 모든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주는 도시였다. EU에는 속하지 않지만, 유럽 문화와 환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도시이며, 물가는 동남아시아 수준으로 낮고, 외국인도 비교적 자유롭게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을 갖고 있다. 나는 유럽의 분위기를 누리면서도 비용 부담은 낮춘 ‘가성비 높은 삶’을 꿈꾸며 이 도시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티라나는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조건을 거의 완벽히 갖춘 도시였다.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거나 번잡하지 않았고,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와 이색적인 문화도 더해져 새로운 자극을 주는 생활이 가능했다.

 

알바니아 티라나 디지털노마드 한 달 체류 – 위치는 유럽 물가는 동남아

 

디지털노마드 한 달 체류 비용 – 유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저렴한 물가

실제로 티라나에서 한 달간 거주하면서 사용한 총 비용은 약 60~70만 원 수준이었다. 숙소는 로컬 렌트 앱을 통해 장기 계약한 풀옵션 스튜디오 아파트로 월세 30만 원, 수도·전기·인터넷 포함해도 한 달 35만 원이면 충분했다. 중심지인 블록구(Blloku) 지역은 조금 더 비싸지만, 도보 15분 거리 외곽으로만 이동하면 가격이 급격히 낮아진다. 식비는 현지 식당에서 한 끼에 약 2,000~3,000원 수준이고, 시장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치즈, 올리브유 등을 믿을 수 없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카페 커피는 11.5유로(1,500~2,000원), 고급 카페도 3,000원이 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유럽 도심이 맞나 싶을 만큼 저렴하고, 특히 장기 체류 시 경제적인 부담이 거의 없었다.

 

인터넷과 작업 환경 – 유럽 평균 이상, 카페 천국

알바니아가 디지털 인프라가 약하다고 생각했다면, 티라나를 직접 경험해보면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뀐다. 내가 지낸 아파트는 다운로드 100Mbps, 업로드 40Mbps의 안정적인 와이파이가 제공되었고, 화상 회의, 대용량 데이터 업로드 등 모든 작업이 무리 없이 가능했다. 시내 중심에는 노트북 사용이 자유로운 카페들이 넘쳐났고, 특히 ‘Komiteti Kafe Muzeum’, ‘Mulliri Vjeter’, ‘Mon Cheri Coffee Shop’ 같은 곳은 현지 디지털노마드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작업 공간이었다. 카페에 앉아 와이파이와 전원을 무료로 쓰며 하루 34시간 작업을 해도 눈치 보이지 않고, 커피도 맛있었다. 코워킹스페이스는 ‘Destil Creative Hub’, ‘Coolab Tirana’ 등이 있고, 월 10~15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이용 가능했다. 디지털노마드 입장에서 티라나는 ‘조용한 집중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티라나에서의 일상 – 낯설지만 매력적인, 동유럽식 리듬

티라나에서의 일상은 낯설었지만, 금방 익숙해질 정도로 편안하고 단순했다. 매일 아침 시장에서 갓 구운 빵과 올리브를 사서 하루를 시작했고, 낮에는 카페나 숙소에서 집중해서 일을 하다가, 오후에는 도심을 천천히 걸으며 이국적인 색감의 건물과 벽화를 감상했다. 도시 자체가 소박하고 조용하며, 번화가조차 과도한 상업화가 되지 않아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영어 사용은 젊은층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가능했고, 현지인들은 외국인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다. 무엇보다 티라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삶의 도시’**라는 점에서 더 깊은 매력이 느껴졌다. 단순한 도시에서 단순한 일상을 반복하면서도, 매일 조금씩 새로운 발견이 있었고, 그게 노마드로서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