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거주로 이즈미르를 선택한 이유 – 이스탄불이 너무 벅차게 느껴질 때
처음 터키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당연히 이스탄불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이스탄불은 사람이 너무 많고, 교통체증과 관광객의 물결 속에서 집중이 어려운 도시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 곳이 이즈미르였다. 이즈미르는 터키 제3의 도시이자, 에게 해와 맞닿은 해안 도시로서 적당한 도시 규모, 아름다운 자연, 덜 복잡한 거리, 그리고 합리적인 물가가 어우러져 있었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터키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자주 말한다. 직접 살아보니, 그 말이 왜 나왔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바다 근처 산책길, 조용한 구시가지,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친절함까지. 이즈미르는 ‘덜 알려진 터키의 진짜 얼굴’이자, 디지털노마드가 길게 머물기에 이상적인 공간이었다.
생활비와 숙소 – 디지털노마드 거주에 유럽과 비교 불가 수준의 가성비
이즈미르에서 한 달간 체류하며 지출한 전체 비용은 약 70~80만 원 정도였다. 숙소는 현지 부동산 앱을 통해 예약한 시내 외곽의 스튜디오 아파트로 월세는 30만 원 수준이었고, 수도·전기·가스·인터넷 포함 관리비까지 월 4만 원이면 충분했다. 시내 중심지인 알산작(Alsancak) 지역은 조금 더 비싸지만, 트램을 타면 어디든 15분 내로 이동 가능해서 굳이 중심가에 살 필요도 없었다. 식비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저렴했다. 로컬 식당에서 케밥 한 접시가 2,000원, 고급 레스토랑도 7,000원 수준. 시장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치즈, 올리브, 과일을 정말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유럽 도시의 ⅓ 가격으로도 훌륭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가성비와 품질의 조화는 이즈미르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인터넷 환경과 작업 공간 –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디지털노마드 환경
처음 터키를 떠올리면 ‘인터넷 느리지 않을까?’란 의심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즈미르에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 없었다. 내가 거주했던 아파트에는 다운로드 90~120Mbps, 업로드 60Mbps 수준의 광랜급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었고, 속도나 안정성 모두 만족스러웠다. 노트북 작업이 가능한 카페도 시내에 많이 퍼져 있었으며, 특히 ‘Two Cups’, ‘No 18 Coffee’, ‘Baristocrat’ 같은 카페는 디지털노마드들이 자주 찾는 핫플이었다. 카페에는 와이파이, 콘센트, 조용한 좌석이 잘 구비돼 있었고, 터키 커피나 차와 함께 느긋하게 작업하기에 최적의 공간이었다. 또한 ‘Originn Coworking’이나 ‘Fikrim Co-Working’ 같은 공간은 한 달 10만 원대의 요금으로 이용 가능하며, 외국인 프리랜서 비율도 높았다. **이즈미르는 기대 이상으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도시’**였다.
이즈미르에서 살아본 실감 – 관광지보다 디지털노마드의 ‘삶’에 가까운 도시
이즈미르의 진짜 매력은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 도시라는 데 있다. 매일 아침 바닷가 산책로를 걸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동네 베이커리에서 막 구운 시미트(터키식 베이글)를 사서 커피와 함께 아침을 해결했다. 오후엔 조용한 카페에서 작업하고, 저녁에는 현지 시장이나 작고 따뜻한 레스토랑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렸다. 이즈미르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열려 있었고, 영어를 못 하더라도 친절하게 도와주려는 태도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도시가 조용하고 안정적이라 하루의 리듬이 깨지지 않았다. 여유롭고 단순한 삶, 그러나 필요한 건 다 갖춘 환경. 디지털노마드가 스트레스 없이 머무를 수 있는 도시라는 말이 딱 맞았다. 이즈미르는 ‘살고 싶은 도시’라는 말을 진심으로 실감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디지털 노마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디지털노마드 후기 – 중앙아시아의 진짜 가성비 도시 (0) | 2025.07.02 |
---|---|
알바니아 티라나 디지털노마드 한 달 체류기 – 유럽인데 물가가 동남아급? (0) | 2025.07.02 |
스페인 말라가 디지털노마드 정보 총정리 – 마드리드,바르셀로나보다 여유롭다 (0) | 2025.07.01 |
필리핀 바기오에서 한 달 살기 – 냉방 없이도 시원한 디지털노마드 도시 (0) | 2025.07.01 |
베트남 달랏 거주 후기 – 달랏은 디지털노마드에게 천국일까? (0) | 2025.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