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필리핀 바기오에서 한 달 살기 – 냉방 없이도 시원한 디지털노마드 도시

meinraum 2025. 7. 1. 18:54

바기오를 디지털노마드 거주로 선택한 이유 –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시원한 도시’

필리핀 하면 대부분 더운 날씨와 습한 공기를 떠올리지만, 바기오는 그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도시다. 해발 1,400m 고지대에 위치한 바기오는 연중 내내 선선한 날씨를 유지하며, 심지어 에어컨이 필요 없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에서 일하며 지내고 싶었지만 더운 날씨가 부담이었던 나에게 바기오는 이상적인 선택지였다. 수도 마닐라에서는 버스로 약 4~5시간 거리이며, 관광지보다는 현지인 중심의 생활 도시라는 점도 장점이었다. 특히 영어 교육 도시로 발전해온 역사가 있어 외국인에 대한 친숙함도 높았고, 학원과 대학이 밀집되어 있는 구조 덕분에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노마드에게는 ‘숨 쉴 수 있는 필리핀’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였다.

필리핀 바기오 한 달 살기 – 냉방 없이 시원한 디지털노마드 도시

 

바기오의 디지털노마드 한 달 생활비 – 에어컨 없어도 쾌적한 비용 구조

실제로 바기오에서 지낸 한 달 동안의 전체 생활비는 약 75만 원 정도로 매우 합리적이었다. 숙소는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지역의 콘도형 아파트로, 주방, 침실, 온수, 와이파이 포함 월세 35만 원에 계약했다. 바기오의 장점 중 하나는 ‘에어컨 전기요금’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균 기온이 18~24도 수준이어서 자연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다. 식사는 현지 식당이나 로컬 마켓에서 해결했는데, 한 끼에 2,000~3,000원 수준으로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교통은 주로 **지프니(현지 대중교통)**를 이용했고, 기본 요금은 500원 정도였다. 일주일에 한 번만 장을 봐도 충분했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시장에서 정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덥지 않아서 더 절약되는 도시’, 그게 바로 바기오였다.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인프라 – 시골 같지만 의외로 빠른 인터넷

처음에는 고지대 시골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걱정되었지만, 바기오의 인터넷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내가 머문 숙소의 인터넷은 다운로드 6080Mbps, 업로드 3040Mbps로 온라인 회의, 유튜브 업로드, 대용량 파일 전송까지 무리 없이 가능했다. 시내에는 노트북 작업이 가능한 조용한 카페들이 곳곳에 있었고, 대표적인 곳으로는 ‘Arca’s Yard’, ‘Patch Cafe’, ‘Cafe Yagam’ 같은 곳이 있다. 대부분 콘센트가 있고, 와이파이 속도도 양호하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장시간 머물러도 눈치 보이지 않는 구조였다. 또 바기오에는 ‘Co-working Baguio’와 같은 코워킹스페이스도 운영되고 있어, 현지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와 교류할 기회도 충분했다. 생각보다 ‘IT 친화적인 도시’라는 사실이 의외였고, 그것이 큰 만족을 주었다.

 

바기오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본 일상 – 시원한 공기, 조용한 사람들, 깊은 집중

바기오에서의 삶은 ‘숨통이 트이는 일상’ 그 자체였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선선한 산바람이 들어왔고, 기온 덕분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낮에는 현지 마켓에서 장을 보고, 오후에는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몇 시간 동안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저녁엔 사람 적은 공원이나 골목길을 산책하며 하루를 정리했다. 바기오의 주민들은 조용하고 예의 바르며, 영어 소통이 매우 수월했다. 필리핀은 영어가 공용어인 만큼, 은행 업무, 통신, 쇼핑 모두 영어로 문제없이 해결되었다. 밤에도 더위가 없어 숙면이 가능했고, 하루 전체의 리듬이 ‘건강하게 순환되는 느낌’이었다. 디지털노마드에게 바기오는 단순한 저렴한 도시가 아니라, 집중과 회복이 동시에 가능한 ‘워크앤힐링’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