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타이시, 디지털노마드로 조지아의 진짜 지방 도시를 경험하다
앞서 설명한 조지아의 휴양 도시 바투미나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는 이제 디지털노마드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쿠타이시는 여전히 조용히 숨겨진 도시다. 조지아 서부에 위치한 쿠타이시는 수도보다 물가가 훨씬 낮고, 도시 자체도 아기자기하면서 일상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처음 쿠타이시에 도착했을 때, 도시 전체에 흐르는 여유로운 리듬과 고요함이 인상 깊었다. 번화가와는 거리가 있는 이곳이 디지털노마드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명확했다. 복잡하지 않고 조용한 생활, 기본적인 인프라, 저렴한 물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노마드로서 생산성 높은 환경을 원한다면, 쿠타이시는 더 이상 지나칠 수 없는 선택지다.
한 달 거주 비용 – 월세 20만 원으로 디지털노마드가 가능한 미니멀한 삶
실제로 지난번 쿠타이시에서 거주한 한 달 동안의 전체 생활비는 단돈 57만 원 수준이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숙소비다. 중심가에서 버스로 9분 거리,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구조의 아파트를 월세 22만 원에 계약할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가 아닌 현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연결한 덕분에 가격이 훨씬 저렴했고, 가구와 인터넷까지 모두 갖춰진 상태였다. 전기, 수도, 가스 포함 관리비도 월 2.4만 원 정도로 굉장히 저렴했다. 식사는 주로 현지 시장과 슈퍼마켓을 이용했는데, 매일 3끼를 먹어도 하루 식비가 6,400원을 넘기기 어려웠다. 외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현지 전통식당에서 한 끼가 약 2,100원 정도였다. 커피 한 잔은 550원 수준이니, 한 달 생활비가 유럽 도시 대비 터무니없이 저렴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인터넷과 작업 환경 –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기본은 충족
쿠타이시는 대도시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인터넷 환경은 꽤 만족스러웠다. 내가 묵었던 아파트에서는 평균 다운로드 75Mbps, 업로드 34Mbps 속도의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었고, 줌 회의나 TEAMS 회의, 그리고 원격 서버 작업에서도 큰 불편은 없었다. 시내 중심가에는 카페 몇 곳이 작업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조용하고 밝은 분위기의 ‘Palaty Coffee’는 현지 프리랜서들도 자주 찾는 곳으로, 노트북 작업을 하기 좋은 좌석이 많았다. 쿠타이시에는 아직 전문 코워킹스페이스는 부족한 편이지만, 개인 작업을 위한 공간은 충분했다. 조용한 환경이 필요하거나 긴 집중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디지털노마드에게는 오히려 이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쿠타이시에서 느낀 디지털노마드로써의 일상 – 도시 같지 않은 도시의 매력
쿠타이시에서 보낸 한 달은 정신 없이 바쁜 트빌리시나 관광객으로 붐비는 바투미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산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공기가 들어왔고, 근처 시장에서 사 온 갓 구운 빵과 허브 치즈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도심을 벗어난 공원이나 강변 산책로를 걸으며 머리를 식혔다. 도시가 작아서 이동 시간이 거의 들지 않고, 생활 반경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오히려 삶이 단순해졌다. 쿠타이시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친절했고, 낯선 이를 경계하기보다는 가족처럼 대했다. 디지털노마드로서 쿠타이시는 '저렴한 삶'을 넘어,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준 도시였다. 이곳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복잡한 외부 세계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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