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디지털노마드 장소로 민델루인가 – 유럽과 아프리카의 중간 어딘가, 진짜 ‘쉼’이 있는 곳
디지털노마드를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인터넷과 일에 너무 집중하다가 스스로를 소모하는 시점이 한 번은 찾아온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환경이다. 나는 그걸 찾기 위해 ‘유럽에서 가까운, 아프리카의 작은 섬’이라는 기준으로 민델루를 찾았다. 민델루는 카보베르데 제도의 상비센트(São Vicente) 섬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포르투갈어 문화, 아프리카 음악, 슬로우 라이프, 저렴한 물가가 어우러져 있다.
작은 도시이지만 음악, 예술, 문화 중심지로서 창작자·디지털노마드에게 영감과 회복을 동시에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한 달 체류 비용 – 유럽과 비교 불가, 가성비 ‘섬의 축복’
한 달 살면서 쓴 비용은 약 63~75만 원 수준. 숙소는 민델루 항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스튜디오 아파트로 월세 약 35만 원,
주방, 에어컨, 와이파이, 온수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테라스 뷰도 훌륭했다. 식비는 놀랍도록 저렴했다. 생선 요리는 한 끼 2,000~3,000원, 로컬 레스토랑에서는 대서양 해산물과 샐러드 포함 식사가 4,000~5,000원.
수산시장에서는 직접 생선·과일을 구매해 자취도 가능했고, 교통은 거의 필요 없이 도보 생활 가능.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전혀 부담되지 않는 게 인상적이었다.
인터넷 환경과 작업 공간 – 작지만 충분한 노마드 인프라
사실 처음엔 ‘아프리카 섬’이라고 해서 인터넷을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예상 이상이었다.
내 숙소에서는 다운로드 평균 60~80Mbps, 업로드 20~30Mbps 수준의 와이파이가 안정적으로 제공되었고,
화상회의, 클라우드 문서 작업, 콘텐츠 업로드도 원활했다. 작업 가능한 카페로는 ‘Casa Café Mindelo’, ‘Café Lisboa’, ‘Café Royal’ 등이 유명했고, 이곳들 모두 노트북 사용 OK, 와이파이 무료 제공 OK, 분위기도 조용한 편이었다.
전문 코워킹스페이스는 많지 않지만, 최근 유럽 디지털노마드들이 생태계를 만들며
소규모 커뮤니티 중심의 협업 환경이 조금씩 조성되고 있다.
민델루의 일상 – 소음과 스트레스 없는 하루, 창작의 리듬
민델루에서의 하루는 정말 평화로웠다. 아침엔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작은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아침 식사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점심 후엔 해변이나 항구 근처 공원에서 독서나 명상, 오후엔 다시 카페나 숙소에서 조용히 집중 작업,
그리고 저녁엔 항구 근처 재즈 바에서 **카보베르데 전통 음악 ‘모르나(Morna)’**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영어가 완벽히 통하진 않지만 커뮤니케이션에 큰 불편은 없었다.
도시 전체가 ‘천천히, 그러나 흐름은 분명한’ 삶의 리듬을 갖고 있었고,
그 리듬에 몸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번아웃이 사라지고, 창작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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